굉장히 게을렀다. 사실 짬을 내면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눈 코가 어디 달렸는지 조차도 알지 못할 정도로 바빴기 때문에… 아 비굴한 핑계… ㅋ 각설하고.. 지난번 포스팅을 통해 온톨로지의 대상이 되는 정보와 지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두서 없이 쓴 내용이라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이제부터의 포스팅을 통해 조금씩 온톨로지의 배경에 접근해 보려 한다.
1. 목록은 단순하다
목록은 단순하다. 그렇다 참으로 단순하다. 목록은 실제로 우리 생활에 자주 등장한다. 장을 보러 간다. 뭘 살까? 고민해서 꼼꼼하게 살 것을 정연하게 적어가는 알뜰한 장보기, 이 때 정연하게 적어가는 그것, 그것은 목록이다. 저녁을 먹으러 중화요리집엘 갔다. 식사거리, 요리 종류 등 다양한 음식이 나열된 메뉴판에서 우육탕을 골랐다. 메뉴판(흠.. 표준어는 차림표 입니다) 그것은 목록이다.
쉽다, 목록은 쉽다. 국어사전에는 “품목과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기록한 것”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이 목록을 왜 만드는 가, 이다. 왜 만들까?
최초의 목록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관장을 맡았던 칼리마쿠스의 피나케스(pinakes)목록으로 알려져 있다(문헌정보학의 이해 편찬위원회. 2004. 문헌정보학의 이해. 서울. 한국문헌정보학회. pp164). 당시 알렉산드라아 도서관에는 70여만 파피루스가 있었는데 이 방대한 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관장님은 목록을 만드셨다.
그렇다, 목록을 만드는 이유는 효율적인 관리, 그러니까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편리하게 찾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장보기 목록과 음식점 메뉴판도 같은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잘 기억나지 않으니까 미리 정리해서 적어 놓은 것이고 우리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라고 매번 말 할 수 없으니까 미리 정리해서 적어 놓은 것이다. 그 적어 놓은 것, 목록을 통해 알뜰한 장보기를 할 수 있고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2. 아무거나 목록이 될 수 있나?
그렇다면 아무거나 쭉 적어 놓으면 목록이 될 수 있을까? 될 수 있지 왜 없나. 후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목적이다. 아무런 목적이 없다면 적어 놓아 봤자 쓸모가 없다.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다.
정보라는 것과 목록을 같이 보자. 광고를 하는 건 아니지만 본인은 아이튠즈를 사용해 음악을 정리하고 있다.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들을 때 6.2일이 걸려 소장한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현재 1990곡을 소장하고 있다. 아이튠즈에 음악을 넣을 때(맞는 표현인가 ㅡㅡ;) 처음 하는 일은 제목과 가수, 앨범 등 그 곡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다. 만약 제목을 잘못 입력하면 어떻게 될까? 못 찾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은 위대하니까. 하지만 고생은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목록에 쓸데 없는 정보나 잘못된 정보를 넣게 되면 목록을 이용해서 정보를 찾을 때 꽤나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장보기 목록이나 메뉴판을 비교해 보자. 장보기 목록은 단순하게 살 물건의 이름이 적혀 있다. 알뜰한 주부님들은 몇 개를 살 것인지 적어 놓을 수도 있겠다. 메뉴판은(레스토랑 정도의 음식점이 그러한데) 음식의 종류에 따라 음식이나 요리의 이름과 가격이 나열되고 어떤 때는 그 음식에 대한 짤막한 설명도 함께 적혀 있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메뉴판은 목록에 나열된 정보에 대해 무언가를 더 알려 준다. 가격은 얼마인지, 원재료는 어디 것인지,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둘 모두 목록이지만 메뉴판이 좀 더 높은 수준의 목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장보기 목록과 메뉴판을 비교해 보자. 두 목록의 목적은 같지 않다. 그리고 그 목적의 수준 또한 다르다. 장보기는 나만 알면 그만인 것이다. 혹 아버지가 장을 보러 가신다면 어머니는 꽤나 자세하게 장보기 목록을 만들어 주실 것이다. 목록은 누군가가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록은!
목적에 따라, 찾고자 하는 것을, 그것을 설명하는 정보와 함께 나열한 것.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 목록은 어떻게 만드나?
목록을 만드는데 공통적인 규칙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목록을 만드는 곳, 다시 말해서 정리된 자료나 정보를 찾고자 목록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일정한 규칙을 갖고 있을 것이다. 회사나 개인에게도 규칙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대표적인 ‘곳’은 도서관이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에는 참으로 많은 책들이 있다. 내가 다니던 대학의 도서관에는 100만권이 넘는 책이 있었다. 지금은 아마 170만권은 넘을 것 같다. 도서관에서는 이 방대한 양의 책을 찾기 쉽고 보관하기 쉽고 정리하기 쉽게 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오래 전에는, 그건 아마도 6,70년대 일 텐데.. 흠.. 80년대에도 보긴 했지만… 작은 카드에 도서관이 보관하고 있는 모든 책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적어서 작은 함에 보관해 두었었다. 지금도 어딘가의 공공도서관에 가보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카드에는 책의 제목, 지은이, 출판사, 장수, 책 크기 등 책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적어 놓는다. 그리고 중요한 것, 어디에 그 책이 있는지 적어 둔다.
지금은 도서관에서 카드로 책을 찾지 않는다. 검색 시스템에서 제목이나 저자의 이름을 입력해서, 혹은 키워드를 입력해서 나온 결과를 통해 책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시스템, 그러니까 컴퓨터를 통해서 책(자료, 정보 등등)을 찾을 수 있는 것은 그 책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잘 정리해 두었기 때문이다(목록으로!).
앞에서도 말했듯이 책에 대한 정보를 아무거나 아무렇게나 정리해서는 목록을 사용하는 사람이 짜증만 날 뿐이다. 일정한 규칙, 그러니까 책에 대한 정보는 제목, 저자, 출판사, 출판한 년도와 날짜를 넣는다; 책에 대한 정보는 책에 쓰여진 대로 넣는다; 키워드는 미리 정해 놓은 것들만 넣는다 와 같은 규칙들을 정해서 일정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온톨로지와는 무슨 상관이지?
목록 온톨로지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온톨로지는 정보 간의 관계를 통해 기계가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지식의 형태로 인간에게 전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때, 목록은 정보가 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준다고 할 수 있다. 목록이 직접적으로 온톨로지에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목록을 이해한다면 온톨로지를 이해하기 좀 더 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개인적인 생각이다). 목록은 메타데이터의 시발점이 되었다. 목록은 정보와 정보의 정보(메타데이터)의 집합이다. 메타데이터는 온톨로지의 기초가 된다.
사실 목록은 단순하다. 목록이니까. 영어로 하면 리스트. 학문적으로는 카탈로깅, 특별히 Library Catalog라고 하지만 단순하게 목록이다. 어느 것이나 그러하겠지만 목적과 이유가 그 수준을 달리하는 것이다. 음… 그러니까 사실은 조금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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